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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된 참사…‘진상 규명·재발 방지’ 위해 교계 동참

권현석 기자 (gustjr4308@goodtv.co.kr)

등록일 2023-01-27 

[앵커]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졌던 그날.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지도 어느덧 석 달이 지났습니다. 정부는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에 나섰지만 어느 하나 속 시원한 결과를 내놓지 못해 희생자 유가족들은 여전히 울분을 터뜨리고 있는데요. 우리 사회가 반복되는 참사를 막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갈 방법은 없는지, 한국기독교계가 논의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권현석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10·29 이태원참사. 이날 희생된 20살 고 박가영씨는 주일마다 교회 봉사로 헌신하던 독실한 크리스천이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가 꿈인 딸이 전시를 보러 갔던 그날, 박 씨의 어머니 최선미 집사는 차갑게 숨진 딸의 얼굴을 마주해야만 했던 현실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 최선미 유가족 / 故 박가영 씨 어머니 : 아이의 비보를 듣고 서울 순천향대병원으로 향하던 차 안에서 제발 살려만 주시라고… 한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 없는 하나님, 저를 실망시키지 말아달라고 울부짖으며 기도했습니다. 하지만 저희가 간 곳은 장례식장 마당이었습니다. ]

참사로부터 약90일이 지난 현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나섰던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는 윗선의 ‘꼬리자르기’란 오명을 남겼고 여야의 국정조사는 의미없는 정쟁으로 번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희생자들을 향한 조롱과 비난은 늘어갔고, “왜 자녀를 귀신 축제에 보냈냐. 이제 그만하라”는 질책은 유가족들에게 더 큰 상처를 남겼습니다.

[ 최선미 / 10·29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 : 주변에서 “너무 나서지 말아라. 네가 상처 받을까 염려된다”며 저를 주저 앉히는 말들을 합니다. 물론 압니다. 걱정해서 하는 소리라는걸. 그러나 저희는 말해야 합니다. “우리아이들이 왜 거기를 갔냐”가 아니라 “왜 돌아오지 못했냐”를… ]

반복된 대형 참사와 미흡한 대응으로 상처 입은 우리사회. 더 안전한 사회에 대한 논의를 위해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는 지난 26일 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이날 포럼에선 정부의 책임 회피와 관계자들의 증거 인멸 등, 앞선 대구 지하철 참사와 세월호 사건 등 대형 참사 때마다 반복된 정부 대응의 문제점들이 지적됐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전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박상은 조사관은 “현 정치권이 세월호 참사 조사를 통해 얻은 교훈들을 완전히 잊은 것 같다”며 “현재 여·야 모두 진상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재난 조사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박 조사관은 그러면서 명확한 진상규명을 위해 수사기관이 아닌 독립된 조사기구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 박상은 사회활동가 / 전 세월호참사 특조위 조사관 : 세월호 참사 이후에 사실 독립적이고 전문적이고 상설적인 재난 조사기구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 왔어요. 수사가 개인의 법 위반 만을 판단한다는 점에서, 국정조사는 정쟁에 휩쓸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이미 평가가 됐는데 마치 이런 논의가 없었던 것처럼 가고 있다는 게 굉장히 우려가 (됐습니다.) ]

이날 포럼에선 유가족과 시민사회, 또 교계의 연대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됐습니다. 박 조사관은 “투쟁의 주체이자 동시에 참사 피해자인 유가족들이 정치적으로 존중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예장 통합총회는 최근 조직된 이태원참사 회복지원위원회를 통해 유가족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가며 진상규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GOODTV NEWS 권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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