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앵커 ]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전세사기 피해가 드러나며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는 이들을 지원할 특별법 제정에 힘쓰고 있지만, 피해자들은 특별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않아 빚만 늘어나게 된다고 비판하는데요. 피해자들과 교계가 정부에 제대로된 구제안을 촉구하는 예배를 진행했습니다.
장정훈 기잡니다.
[ 기자 ]
서울 강서구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 경찰청이 지난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조사한 결과 피해자는 1,700명에 이르고, 피해액만 3천 억원에 달합니다.
정부와 국회는 사기 피해자들을 구제할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상정하고 지난 22일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시켰습니다. 가장 쟁점이 된 ‘최우선 변제금’을 못 받는 사각지대 피해자들에게는 최우선 변제금만큼의 금액을 최대 10년간 무이자 대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최우선 변제권은 세입자가 살던 집이 경매로 넘어갔을 때 은행 등 선순위 권리자보다 앞서 배당 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피해 대상 요건도 대폭 확대해 당초 3억 원의 보증금 상한선을 5억 원으로 올렸고, 입주 전 사기 피해자들의 법률 지원도 가능케 했습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그동안 요구했던 ‘선 지원 후 구상’ 방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대출로 마련한 보증금을 날렸는데 오히려 대출 지원을 해주는 것은 빚에 빚을 더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 전세사기 피해자 :
그 집을 정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 빚을 갚아야 되는 상황인데, 특별법이라고 나와서 보니까 또 빚을 내서 전세를 들어가라는 얘기더라고요. 그럼 빚에다가 또 빚을 지는 거잖아요. 이게 어떻게 피해자들을 위한 특별법이 될 수 있죠. ]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등 4개 교계 단체는 23일 국회 앞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앞서 발생한 전세사기 피해로 세상을 등진 이들을 추모하는 예배를 드렸습니다. 전날 합의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에 대해서도 국회에 제대로 된 법안 제정을 촉구했습니다. 예배를 주최한 교계단체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교계의 관심을 요청하며 피해지원을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고 전했습니다.
[ 이종건 전도사 / 옥바라지선교센터 :
주거에 대한 문제를 이제 교계에서 그냥 한 번의 일시적인 그런 일이 아니라 계속해서 기도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면서 좋은 법 제도 개선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그런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요. ]
국회 법안소위를 통과한 특별법안은 정부와 여야의 합의안인 만큼 25일 본회의에서 별 탈 없이 처리될 가능성이 큽니다. 피해 대책위와 예배를 주관한 교계단체들은 제대로 된 정책 마련 촉구를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는 입장입니다.
GOODTV NEWS 장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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