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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심각한 디지털 성범죄…교회 대책은?

하나은 기자 (onesilver@goodtv.co.kr)

등록일 2020-04-09 

최근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같은 적나라한 성 착취 범죄가 드러나면서 사회가 충격에 빠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유포에 대한 공포와 2차 가해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성범죄의 경우 피해 사실을 털어놓기가 쉽지 않다 보니 피해가 반복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닐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보도에 하나은 기잡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n번방 사건. 아동과 청소년을 비롯해 여성들에게 성 착취물 영상을 찍게 하고 온라인을 통해 유통한 겁니다. 이러한 디지털 성범죄는 처음이 아닙니다. 대검찰청 자료에 따르면 성폭력범죄 발생건수 구성비 중 지난 10년간 가장 급격한 증가를 보인 범죄는 '카메라등이용촬영'. 2009년 834건에서 2018년 6085건으로 크게 급증했습니다.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 또한 마찬가집니다. 범죄 유형도 다양해졌습니다.

(유승진 사무국장 /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불법촬영부터 시작해서, 비동의 유포, 지인 합성, 지인 능욕, 온라인 공간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어 성폭력도 있고요. 단순히 시청을 하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큰 가해를 저지른 것이라고…"

피해자들의 정신적 고통은 심각합니다. 영상물 유포에 대한 두려움과 수사기관에서 이뤄지는 2차 가해 등은 피해자들을 더욱 힘들게 합니다. 피해 사실을 쉽게 알릴 수 없다 보니 즉각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못하는 것도 큰 문젭니다.

(유호정 팀장 / 한국성폭력상담소)
"아무래도 어떤 불법 촬영물이 내가 모르는 사이에 유포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 피해가 가장 큰 것 같고요. 가족이나 주변인들에게 더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 동안 이런 식의 디지털 성범죄 피해가 더 은폐돼있다가 최근에서야 공론화되고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교회라고 이러한 범죄로부터 안전지대일 수 없습니다. 오히려 성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 때문에 피해 사실을 꺼내기조차 어렵단 비판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교회가 단순히 '순결'과 '거룩'이라는 신앙적 가치관으로 접근하는 게 문제라며 교회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공론화함으로써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채수지 소장 / 기독교 여성 상담소)
"아직은 교회가 이 디지털 성범죄에 관련 피해자를 충분히 보호하고 지원하는데 역량이 부족하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전문가인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에서 자문을 받거나 아니면 성폭력 전문기관에 조언을 받아서 피해자들을 잘 인도해야 할 텐데요. 피해자들이 전문가, 심리치료사, 의사를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하고, 안심하고 교회 다닐 수 있도록 성 인지 감수성이 풍부한 이들로 짜여진 그룹에서 이들을 직접적으로 케어하고 돌볼 수 있도록 해야 됩니다."

교회 내에서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구체적으로 알리고, 이러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강호숙 박사 / 기독교인문학연구원)
"교회는 이 생명과 도덕, 윤리에 관련해서는 그리스도의 말씀에 따라서 사회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곳이거든요. 성적으로 여성을 성으로 착취하고 수단화하고 폭력한다는 것은 엄청난 죄죠. 교회가 이것에 대해서 침묵한다면 죄에 대해서 침묵하는 거랑 똑같은 거고 도와주고 방조하고 동조하는 거랑 똑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전문가들은 "교회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기관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만약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됐다면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 한국성폭력상담소 등의 전문기관을 통해 상담과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GOODTV NEWS 하나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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