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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피난민 삶 담긴 은천교회, 철거 위기

윤인경 기자 (ikfree12@naver.com)

등록일 2020-07-29 

부산 은천교회는 6.25전쟁 당시 임시 수도였던 부산에 모여든 피난민들이 천막에서 예배 드리며 시작된 교횝니다. 수많은 피난민들의 굶주림과 가난, 애환을 위로한 안식처였는데요. 우리 민족의 가슴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이 교회가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윤인경 기자의 보돕니다. 

부산 서구 아미동의 가파른 언덕길에 위치한 은천교회. 6.25 전쟁 당시 부산에 몰려든 피난민들이 천막에 모여 예배를 드리면서 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은천교회가 속한 감리교단을 통해 부산 하야리야 미군부대와 연결되면서 교회는 강냉이와 분유, 각종 구제품 등 수많은 피난민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나누어주는 안식처가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한글도 가르쳐준단 소식이 전해지자 가난한 형편에 학교를 가지 못하는 아이들이 교회로 몰려들었습니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송빈해 장로는 은천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쳤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송빈해 장로 / 부산 은천교회) 
"예배를 시작하는데 아이들이 엄청나게 오는 거에요. 깜짝 놀랐습니다. 공부는 하고 싶은데 학교는 못 보내고 환경이 그래서 그러니까 부모들은 공부시키기 위해서 막 보내는 거에요."

6.25 전쟁이 끝난 뒤 성도들이 직접 화강암으로 쌓아 올린 은천교회엔 전쟁의 아픔과 피난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처럼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를 간직한 상징적인 공간이지만 내년 2월 강제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아미동 일대에 행복주택 단지가 들어서면서 도로 확장에 필요한 부지에 교회건물이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교회 측은 도로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 교회를 이전, 복원할 계획이지만 지자체의 도움 없이 교회 혼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박현규 목사 / 부산 은천교회)
"하나하나 번호를 매겨서 다시 그대로 복원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냥 단순히 편하게 산다고 하면 다른 데 가면 되고 비싸게 땅 팔면 되는데 그러면 없어지는 거잖아요. 교회이기 때문에 우리가 더 자랑스럽게 지켜야 되지 않느냐…"

부산시 측은 은천교회의 역사적 가치는 인정하지만 문화재로 지정돼있지 않아 지원이 어렵단 입장입니다. 

6.25전쟁의 뼈아픈 상처를 간직한 은천교회는 피난민들을 위로하고 구휼사역에 앞장선 한국교회 선교역사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역사적, 선교적 유산이 보존될 수 있도록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부산 은천교회에서 GOODTV NEWS 윤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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