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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만을 위한 마을 된 북촌한옥마을

김혜인 기자 (keymain@goodtv.co.kr)

등록일 2024-07-31 



[앵커]

수용 범위를 넘어선 관광객으로 현지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는 ‘오버투어리즘’으로 스페인에서는 관광객들을 향해 물총을 쏘는 시위가 벌어지는 등 각 국의 골칫거리가 되기도 하는데요. 우리나라는 북촌 한옥마을이 많은 관광객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혜인 기잡니다.


[기자]

소나기에도 불구하고 좁은 골목길이 관광객들로 북적입니다.
사진 찍기 위해 꽃대를 꺾고, 벽에 기대 쉬다가, 계단에 앉아 식사를 합니다.
가정집 계단에는 ‘앉지 마세요’란 안내판이 있지만 치우고 앉습니다.

관광객들을 따라 한옥마을 중심 골목으로 가봤습니다.
붐비는 인파 사이로 노란색 조끼를 입은 북촌마을지킴이가 관광객들에게 조용히 해달라 요청합니다.


[ 북촌마을지킴이 : 여기 살고 있는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유난히 큰 소리를 내는 경우에 다가가서 조용히 해줄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

한옥마을은 2010년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소개된 이후 관광 명소가 됐습니다.

많을 때는 600여 명의 방문자가 동시에 몰리기도 합니다.
관광객들은 한옥 대문을 열고 들어와 대소변을 보거나 쓰레기를 버립니다.
이로 인해 중심 골목 주변 16채 한옥 중 11채는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입니다.

[ 최금옥 / 북촌 주민 : 지금은 말할 수 없이 시끄러워요. 담배도 피워요. 우리가 살 수가 없어요. 우리 집은 앉는 터를, 주민들 나이가 많아서 일부러 벤치처럼 해 놓은 거예요. (관광객들이) 진을 치고 앉아있어요. 여기도 ‘올라오지 마세요’라고 하는 건 아무 소용이 없어요. ]

주민들은 2016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서울시에 ‘쓰레기통과 공중화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관광허용시간제’를 도입했습니다. 7년 전부터 마을지킴이를 세운 결과 소음 피해는 많이 줄었습니다.

[ 루나, 웬디, 아이브 / 대만 관광객 :한옥마을에 조용히 관광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조용히 하는 건 문화를 즐기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되지 않습니다. ]

문제는 이미 관광명소가 되 버린 곳에서 통제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북촌이 걸쳐 있는 가회?삼청동 정주 주민 4분의 1이 터전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민들이 떠난 집은 업체가 숙박시설로 만들고 ‘관광객들만을 위한 마을’이 되 가며 기존에 살던 주민들이 내쫓기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 최금옥 / 북촌 주민 : 이웃집끼리 평상을 펴고 여름 같은 때는 에어컨이 필요가 없어요. 지금은 열이 많은 시멘트 재료로 하고 서로서로 에어컨이 없으면 못 살게 끔 만들어버렸어요. 신(新) 건축주들의 의도는 상업을 하고 싶은 거예요. 근린생활시설을 철회하고 관광이라는 것은 나라가 이것을 강조하는 건 안되는 거죠. ]

이미 마을 곳곳에는 상업시설로 바꾸기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입니다.


전국에 있는 전통한옥마을들이 이 같은 오버투어리즘으로 원주민을 내쫓는 상황.
관광도 좋지만 원주민을 배려하는 특단의 제도적 정책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GOODTV NEWS 김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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