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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움되나?

김혜인 기자 (keymain@goodtv.co.kr)

등록일 2023-10-25 

[앵커]

12월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옵니다. 우선 100여 명이 6개월 동안 일할 예정입니다. 육아 부담을 덜고 저출생 문제도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정부가 시범사업에 나선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와 가사노동자,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GOODTV가 특별기획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사업을 심층 취재했습니다. 보도에 김혜인 기잡니다.

[기자]

17개월된 아이를 키우는 김은숙 씨. 아이를 낳고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습니다. 복직을 꿈꿨지만 육아 도우미 비용 부담이 너무 커서 포기했습니다.

[ 김은숙 (31) / 17개월 아이 엄마 :
250에서 300만원이라고 들었거든요. 비용적인 부분에서 너무 큰 것 같아서 육아도우미는 후보지에서 빠지게 된 것 같아요. 다른 가정들을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맡겨도 100만원 정도는 드린다고 하니까… ]

한국인 가사도우미 평균 시급은 1만5천원. 중국 동포의 경우 1만3천원입니다. 한 달을 고용하면 350만원에서 450만원이 지출됩니다. 맞벌이 가정에서 한 사람이 버는 돈의 전부를 육아도우미 비용으로 지불하는 셈입니다. 우리나라 580만 맞벌이 가구 중 출산·가족 돌봄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 둔 기혼 여성이 140만명에 육박하는 이윱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기왕 같은 부담을 진다면 내 아이를 내 손으로 직접 키우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육아 부담을 덜기 위해 필리핀 출신 외국인 가사노동자 100명을 시범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 오세훈 서울시장 :
월 200만원 정도 됩니다. 100만원이면 정책 효과가 좋을 것 같은데 현실적으로 서울에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싱가포르처럼 입주하면 금액을 조금 줄여도 될 것 같아서 100만원까지 줄이는 방법을 고민중에 있습니다. ]

200만원. 듣기에는 큰 돈이지만 식비, 주거비, 교통비 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 금액으로 얼마나 오래 머물며 아이를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 조혁진 연구위원 / 한국노동연구원 :
(최저임금이면) 이탈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문제입니다. 아이 돌봄 노동자가 이탈하게 되면 아이 안전을 어떻게 책임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대책이 과연 있는가. ]

문제는 그 뿐이 아닙니다.

[ 김은숙 (31) / 17개월 아이 엄마 :
언어자극을 많이 줘야 하는 시기인데 가사도우미께서 한국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아이에게 제대로 된 언어 습득이 어려울 것 같아서, 아이도 혹시 말이 늦어지지 않을까, 혹은 발음이나 단어를 정확히 구사하지 못할 까봐 걱정이 (됩니다). ]

아이의 언어발달, 문화적 배경 차이에 더해 부모와 가사도우미 간의 소통도 문젭니다.

[ 최영미 위원장 / 가사·돌봄유니온 :
단순 제조업에 종사한다든가 건설에 종사하는 분들과 다르게 가정에 들어가 아이를 보는 거예요. 우리나라 양육환경을 알아야 하고 아이들의 발달단계에 대한 이해도 굉장히 많아야 합니다. 부모가 상담할 창구, 다양한 것이 필요합니다. 하나도 없습니다. 준비가 안 돼있다. ]

현재 정부 계획대로 시행할 경우 돌봄 노동의 가치를 폄하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지난해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돼 비로소 아이 돌봄이 노동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에 외국인 가사 근로자를 도입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지적입니다.

[ 최영미 위원장 / 가사·돌봄유니온 :
(가사근로자법이) 활성화될 때 더 많은 사람들이 여기로 들어와 일하게 되고 그런 과정이 지났을 때 진짜 인력이 부족할 때 외국인 인력을 도입해야 하는가 논의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전문가들은 외국인 가사근로자 도입보다는 부모가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정책의 초점이 모아져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조혁진 연구위원 / 한국노동연구원 :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이라든지, 육아휴직의 확대 등 정책 방향이 우선 고려되야 하고요. 공공부문에서 아이 돌봄을 점차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

우리나라 합계 출산율은 0.78. 두 사람이 만나 결혼해서 한 명도 채 안 낳는다는 겁니다. 그마저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정부가 출산을 돕기 위해 외국인 가사도우미들을 초대한다면 더 정밀한 효과 검토가 먼저라는 현장의 소립니다.

GOODTV NEWS 김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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